보름달이 차오르는 음력 15일을 ‘보름’이라고 하는데, 음력 1월 15일은 ‘정월대보름’이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설날만큼이나 큰 명절로 여겼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었습니다. 대보름에 먹는 음식이나 놀이 등의 풍습을 보면 대부분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오곡밥은 팥, 콩, 수수, 기장, 찹쌀 등을 넣어 만드는 잡곡밥입니다. 오곡은 지역이나 집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개수도 꼭 5가지만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로 농사 풍년을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곡식을 섞어서 짓습니다. 오곡밥에는 진채(陣菜)’라고 하는 묵은 나물을 먹습니다. 그 전해에 말려둔 나물을 불려 해먹는 것인데 정월대보름에 묵은 나물을 먹으면 그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침에는 부럼을 먹습니다. 땅콩이나 호두, 밤 등을 깨무는 것인데 부스럼(종기)가 나지 않고 이가 단단하기 등 건강을 염원하는 풍속입니다. 부럼과 함께 아침에는 귀밝이술을 마시기도 합니다. 좋은 소식만 듣기를 바라는 희망을 기원하고, 귓병 없이 귀가 밝아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데우지 않은 차가운 술을 한 잔 마십니다. 
다리밟기는 ‘다리’로 ‘다리’를 밟는 놀이로, 정월대보름 밤에 다리를 건너는 것입니다. 다리를 다리로 밟으면 다리가 튼튼해지고 건강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리밟기는 나이만큼 건너기도 하고, 제일 오래되거나 큰 다리를 찾아 걷기도 했습니다. 서민부터 양반까지 남녀 모두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리를 밟았다고 하며 양반가의 여성들은 가마를 타고 건너기도 했습니다.
 겨울철 혹한酷寒만큼 견디기 어려운 것이 여름의 혹서酷暑입니다. 정월대보름은 ‘더위팔기’라는 풍속이 있는데, 아침 일찍 친구나 주변 지인들을 찾아가 이름을 부릅니다. 이때 그 사람이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하고 외치고, 그러면 이름을 부른 사람의 더위가 대답한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만약 더위팔기를 눈치채고 먼저 ‘내 더위 사가라!’를 외치면 팔려고 한 사람이 오히려 더위를 사게 된다고 합니다. 또 대보름에는 개에게 먹이를 주지 않았는데, 정월 대보름에 밥을 주면 개가 마르고 병을 얻는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상황에 빗대어‘개 보름 쇠듯’이라는 속담이 유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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